활동후기


제목
작성일:2010.02.17 조회수:3,553

산(山)에 올라 생각한다.

내가 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은 40년 전부터다.
그때는 등산인구가 그리 많지 않을 때다, 또한 등산장비가 흔치않아 평상(平常) 복을 입고 오를 때다 나는 산을 사랑하는 붕우(朋友)와 함께 오르는 것을 가장 즐겼다, 주로 경기도 내에 위치한 산을 올랐는데
경기오악(京畿五岳)을 주로 올랐다.
여기서 지금은 갈 수 없는 개성 송악(松岳)산을 제외한 경기사악(京畿四岳)은 모두 한 두 번은 올랐다.
경기오악이라고 하면 서울의 남쪽에 있는 관악산, 가평의 화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그리고 갈 수 없는 개성의 송악산을 말한다, 악(岳)자가 들어가는 산은 모두 험하고 자연경관이 좋은 산을 말한다. 내가 처음 오른 산은 북한산이다, 그때가 아마도 늦가을로, 단풍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때다, 친구와 평상복차림으로 천막을 둘둘 말아 어깨에 메고 친구는 버너와(당시는 도찌람프)조그만 냄비를 싸들고 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행장(行裝)이다, 가난한 시대의 우리는 이것도
사치에 속했다, 북한산 백운대를 올라 호연지기를 뽐내고 내려오다 날이 저물어(오후 3시에 올랐다)도선사(道詵寺) 근처 나무 밑에 천막(군인용 산초)을 치고 천막 밑 바닥에다 낙엽을 그러모아 잠자리를 만들고 간단한 저녁을 먹은 후 옷을 입은 채로 누었다, 천막위의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데 수많은 별들이 우리와 함께했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 이때부터 우리는 틈만 나면 산을 오른 곤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친구와의 추억이 오롯이 피어오른다!
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주고 인생(人生)을 어떡케 살아가야 할지를 가르친다, 또한 산은 우리에게 겸손을 배우게 한다.
주역(周易)에 보면 “謙受益滿招損”(겸수익 만초손)이라고 했다, 즉 “겸손은 더함을 받고 교만은 덜어냄을 부른다”라고 했다.
산을 대할 때 겸손하고 경외심(敬畏心)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우주의 티끌만큼도 되지 않는다. 산에 가서 고연이 얕잡아보고 교만했다가는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는 산이 벌(罰)하는 것이니 마땅히 받아야한다, 산은 오를 때도 힘이 들지만 내려 올 때도 힘들고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러한 이치를 잘 알아야 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가 정상에 오르면 교만해지고 권력을 탐한다, 권력(權力)과 권한(權限)은 그 뜻이 다른 줄 모른다, 권한은 그 사람의 지위에 알맞게 주어지는 재량권(裁量權)을 말하지만 권력(權力)은 남을 강제로 복종케 하는 독단을 말한다.
정상에 올랐을 때 아래를 살피고 내가 어떡케 내려가야 하는가를 아는 사람은 타인의 존경을 받는다. 산을 오를 때 힘들어하는 이를 손을 잡아 끌어주고 밀어 올려주는 것은 곧 남을 배려(配慮) 하는 마음이다.
같은 길을 걷으래도 “가슴으로 걷는 길이 있고, 다리로 걷는 길이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길은 가슴으로 걸어야 한다.
모든 이들은 인생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행복은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복이 바로 앞에 있으나 그것을 보지 못하고 먼 곳의
파라다이스만 보려고 한다 또한 행복은 카를마르크스의 말처럼 “집의 크기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어느 집 옆에 궁전이 들어서면 그 집이 오두막으로 변해 버리는 게 문제일 뿐이라고”이라고 했다.
행복의 상대성을 갈파한 말이다 “행복은 절대적인 부(富)가 아니라 상대적(相對的)인 부의 크기에 좌우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이웃에게 부를 나누어 주면 나누어 준 만큼 행복이 찾아 온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남을 배려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아 행복의 열차 뒤 끝에라도 타게 하여 같이 무엇을 이루어 나간다면 이 사회는 반드시 어둠의 터널을 나와 밝은 사회로 발전할 것이다.
특히 사회복지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마음가짐을 바로 세워 우리를 보는 사회의 사시(斜視)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항상 겸손하고 교만하지 말고 우리가 돌보는 노인들의 자존(自存)을 인식하여 질환으로 고통 받는 그들을 위로하고 힘을 다하여 질병에서 벗어나도록 따뜻하고 정이 스민 스킨십으로 이끌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노인들에게 “안고재심”(安苦在心)의 마음을 같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안고재심이란 “평안하고 고통스런 것은 마음속에 있다”다시 말하면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은 자기스스로 마음먹기에 따라 평안함과 고통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이 이런 이들을 비껴 가지 말고 있는 사람은 기부(寄附)의 행복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 적은 이는 적은대로 나누어 행복이 배가되도록 하면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옛말에 “삼일수심 천재보 백년탐물 일조진”(三日修心千載寶百年貪物一朝塵)”이라고 했다, 즉 “사흘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동안 탐한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다”라는 말이다.
우리 모두가 마음에 새겨 둘 만한 경구(警句)라고 생각한다.
산에 올라 저 멀리 세상을 내려다보라 무엇이 생각나나?
물론 탁 트인 경관의 아름다움을 볼 것이다, 그리고 새 세상을 보는 것처럼 느껴 질 것이다, 이것을 잊지 말라!! 가까운 곳을 보고 생각지 말고 멀리 보이는 저 아름다운 세상을 보고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인 천상병의 “귀천”이란 시(詩)를 여기에 옮겨 다같이
읊어 보고자 한다.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에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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